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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원제: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 글: 필립 K. 딕
  • 옮김: 박중서
  • 출판사: 폴라북스
  • 발행일: 2013년 09월 27일

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

역자 후기 中
『안드로이드는 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라는 중의적인 제목에 관하여

  1. 영어로 ‘양의 숫자를 센다’(counting sheep, 잠을 청한다)라는 표현이 있음을 고려하면, 이 소설의 제목은 마치 본문에 등장하는 ‘안드로이드’와 ‘전기양’, 즉 로봇 인간과 로봇 동물을 지칭하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이 꿈을 꾸면 양이 나오는 것처럼, 로봇 인간이 꿈을 꾸면 로봇 양이 나오는지를 묻는 역설적인 질문인 것이다.
  2. 주인공 릭이 살아 있는 양을 갖고 싶어 안달하는 것처럼, 안드로이드 역시 전기양을 갖고 싶어 하는지를 묻는 질문일 수 있다. 즉 릭이 진짜 양의 소유주가 되기를 ‘꿈꾸는’ 것처럼,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소유자가 되기를 ‘꿈꾸는’ 걸까?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대답이 가능할 듯하다. 애완동물을 갖기 위해서는 감정이입이 필요한데, 안드로이드에게는 그런 능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3. 릭은 이렇게 자문한다. “안드로이드도 꿈을 꾸나?” 즉 안드로이드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향한 열망을 갖느냐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안드로이드가 어딘가로 ‘도주’했다는 사실로부터 이미 나와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치면 꿈을 꿀 수 있는 존재를 가리켜, 감정이 없기 때문에 ‘살해’가 아닌 ‘퇴역’의 대상이라고 간주하는 것은 정당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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