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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이펙터 연결 순서와 조합

일렉기타 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펙터를 조합해서 쓸 거다. 여러 개를 조합해서 쓰다 보면 당연히 시그널 체인, 이펙터의 배열, 순서에 대한 고민이 따르게 된다.

1. 이펙터 연결 순서

구글에 쳐보면 이에 대한 질의응답도 상당히 많다. 그렇지만 언제나 ‘이게 정석이긴 한데~ 사실 정답은 없어요~’라는 결론에 이른다.

정석을 알고 싶다면 미국의 명품 이펙터 제조사 Strymon의 이 글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거다. 정리가 매우 깔끔하다.

기본적인 원리는 아래와 같다.

  1. 우선 컴프레서, 와우, 볼륨 페달을 앞쪽에 배치한다.
  2. 오버드라이브, 디스토션, 퍼즈 등 게인 중심의 페달을 통해 기타 사운드를 원하는 톤으로 지글지글하게 만들어준다.
  3. 여기에 모듈레이션(코러스, 플렌저, 페이저 등) 효과를 더해 음색을 다채롭게 꾸민다.
  4. 마지막으로 딜레이, 리버브와 같은 이펙터를 배치하여 시간차, 공간감을 더한다.

이제 이 원리 안에서 볼륨 페달을 어디에 배치하느냐, send/return을 활용해서 공간계를 배치하느냐 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한다.

예를 들어 딜레이와 리버브만 센드/리턴으로 빼면 이렇게 된다.

기타 이펙터 연결 순서

잘 모르겠으면 무조건 위에서 인용한 포스트를 읽자. 영어를 잘 모르더라도 이미지로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으니 이해가 쏙쏙 된다.

2. 이펙터 조합 아이디어

실제로 이펙터를 사용하게 되면 위에서 언급한 정석에서 조금씩 구체적인, 혹은 자기 색깔을 내기 위해 좀 더 실험적인 조합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최근에 JHS Pedals 유튜브 채널에 “How to Stack Guitar Pedals”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어떤 이펙터들을 조합해서(쌓아서) 사용할 수 있는지 JHS Pedals의 사장님 JHS가 직접 나와서 설명해주고 시연하는 영상이니 시간이 되면 꼭 참고해보자. 이펙터 조합은 사실상 무한대로 가능하고, 뭐 본인 취향 따라서 계속 이것저것 바꿔가면서 써볼 수 있다. JHS 아저씨는 자신이 오래 사용해오면서 영감을 받은 조합들을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참고만 하되 본인의 방식으로 다양한 조합을 사용해보면 된다.

내용을 보다 보니 언젠가는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아이디어 메모 차원에서 영상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봤다.

1) Low Gain OD + Mid boosted OD

약하고 가벼운 게인을 가진 오버드라이브는 Bluesbreaker 계열을 사용하는데, 그 이유는 다른 오버드라이브(TS계열)처럼 Mid가 빵빵하지 않고 Bass, Mid, Treble이 투명하게 표현되어 기타톤을 착색시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런 약한 오버드라이브를 기본 톤으로 계속 켜놓는 용도로 사용한다고 한다. 예시로 든 이펙터는 아래와 같다.

  • JHS Pedals Morning Glory
  • Paul Cochrane Timmy
  • Exotic RC Booster

그리고 그 뒤에는 Mid가 빵빵한 TS계열의 오버드라이브를 사용해서 크랭크업 시켜준다고 한다. JHS 말로는 사람들이 TS계열 오버드라이브를 사용할 때 Gain/Drive 노브를 최대한 낮추고 볼륨을 높여서 클린 부스트로 많이 사용하는 것이 일종의 미신인 것 같다고 한다. 본인은 75% 정도까지 올려서 사용하기도 한다고… 아무튼 이걸 앞에서 말한 투명한 오버드라이브랑 같이 사용하면 rich하고, thick한 소리, Mid가 풍성한 소리가 나며 어떤 기타나 어떤 픽업에도 잘 어울린다고 한다.

  • Ibanez Tube Screamer
  • JHS Pedals Double Barrel
  • Klon Centaur
  • Klon KTR
  • Wampler Tumnus
  • J. Rockett Archer
  • Mojo Hand Sacred Cow

2) Boost + Boost

종류는 크게 상관 없고, 어쨌든 이렇게 부스트를 두 개 연달아 사용하면 일종의 DIY 오버드라이브라고 한다. 어떤 오버드라이브 이펙터들은 실제로 이런 방식의 회로를 쓴다고… (나도 전문적인 건 잘 모르겠다.)

아무튼 TS 스타일의 오버드라이브에서 벗어나보고 싶다면 이런 방식을 사용해보길 추천하는데, 이렇게 사용하면 처음에 배치되는 부스트는 오버드라이브 노브의 역할을 하는 거고, 뒤에 배치된 부스트가 실제 마스터 볼륨 역할을 하게 된다. 존 메이어가 사용했던 Kirkland Signature Boost도 이런 방식을 차용해서 본인이 만든 거라고 자랑도 잠시 한다.

3) Delay(4분음표) + Delay(점8분음표)

딜레이를 2개 사용하며, 4분음표 딜레이를 앞에, 점8분음표 딜레이를 뒤에 사용하는 방식이다. JHS본인은 4분음표 딜레이는 아날로그로, 뒤에 따라오는 딜레이는 디지털로 쓴다고 한다. 이렇게 사용하면 리드미컬한 펀치감이 살아난다고.

이렇게 사용하려면 2개 딜레이의 템포를 맞춰줘야 하는데, 익스프레션 페달 같은 걸 양쪽 딜레이에 모두 연결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딜레이에 욕심이 있다면 그냥 Strymon Timeline 같은 걸 사서 듀얼 딜레이 모드를 사용하는 게 속 편하다.

4) Reverb + Tremolo

보통은 트레몰로 이후에 리버브를 배치하는 게 정석이다. 그러나 JHS는 리버브 뒤에 트레몰로를 사용해보길 추천한다. 사실 이 조합은 사실 이펙터 페달이 아니라 앰프에서 이미 구현된 바가 있다. Fender Blackface Princeton 같은 앰프에서는 트레몰로가 리버브 뒤에 온다.

이펙터도 이런 순으로 배치해볼 수 있다고 한다. 특히 클린 톤에서 앰비언트 사운드를 내주는 리버브를 앞에 쓰고 뒤에 트레몰로를 써보기를 추천한다.

5) Fuzz + Overdrive

Big Muff 계열의 퍼즈를 앞에, TS계열의 오버드라이브를 뒤에 놓는 방식이다.

여기서 Big Muff 계열 퍼즈를 사용하는 이유는 Mid가 좀 비어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어떤 사람들은 Mid가 풍성하지 않다는 이유로 Big Muff를 안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뒤에 TS를 물려서 사용해보기를 추천한다.

퍼즈 뒤에 오는 오버드라이브는 게인/드라이브 노브를 최대한 내리고(앞에서 이미 퍼즈로 찌그러트리니까) 대신 톤 노브로 미드-트레블을 살짝 올려주면 좋다고 한다.

6) Long Delay + Modulated Reverb

긴 4분음표 딜레이에다가 모듈레이션이 가미된 리버브를 사용해보라고 추천한다. (JHS 본인이 클린 앰비언트 사운드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리고 이 조합에서는 모듈레이션 효과를 포함하는 리버브가 중요하다. 영상에서는 아래 리버브 페달들을 추천한다.

  • Boss RV-5
  • Keeley Caverns
  • Quiet Theory Prelude
  • Earthquaker Devices Dispatch Master

7) Octave + Fuzz

이 조합이 짱이라고 한다. 제일 시끄럽기 때문에…(응?)

여담이지만 JHS Pedals 웹사이트에 가면 Loud is More Good라고 프린팅 된 티셔츠를 팔기도 한다. 일종의 캐치프레이즈 같은 걸로 밀고 있는 모양이다.

옥타브는 내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긴 하지만 어쨌든 이 조합의 사운드는 실험적이고 좋다. 퍼즈 사운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끌릴 거다.

기타 이펙터 기웃거릴 시간에 연습이나 더 해야 할 텐데…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