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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트러스트』

『트러스트』(원제: Trust)

  • 글: 에르난 디아스
  • 옮김: 강동혁
  • 출판사: 문학동네
  • 발행일: 2023년 02월 24일

Trust

차례

  • 채권|해럴드 배너
  • 나의 인생|앤드루 베벨
  • 회고록을 기억하며|아이다 파르텐자
  • 선물|밀드레드 베벨

p. 201
모든 인생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거나 삐걱거리다 멈추게 하는 소수의 사건을 중심으로 정리된다. 다음번의 강력한 순간이 찾아오기 전까지, 우리는 그런 사건들의 결과로 혜택을 보거나 괴로워하며 그 사건들 사이의 세월을 보낸다. 한 사람의 가치는 자신이 직접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처럼 결정적인 상황의 수에 따라 정해진다. 늘 성공을 거둘 필요는 없다. 패배에도 위대한 영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 서사시든 비극이 든 결정적인 장면의 주연이어야 한다.
과거가 우리에게 무엇을 건네주었든, 정해진 형태가 없는 미래라는 블록으로부터 현재를 조각해내는 건 우리들 각자에게 맡겨진 일이다.

p. 438
위의 고백”을 다시 읽으니 일기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어떤 일기는 쓴 사람이 죽고 난 뒤 한참이 지나서 발견되리라는 암묵적 희망으로 쓰인다. 멸종된 생물의 화석처럼. 또 어떤 일기는 덧없는 단어 하나하나가 읽히는 순간은 오직 쓰일 때뿐이리라는 믿음에서 쓸 때 잘 써진다. 또다른 일기는 미래의 글쓴이 자신을 향한 것이다. 자신이 부활하리라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증거다. 그런 일기는 각자 ”나는~였다“ ”나는 ~이다“ ”나는 ~일 것이다“라고 선언한다.
지난 세월 동안 내 일기는 이런 범주 사이를 오가며 떠돌았다. 미래가 얄팍하게만 남은 지금도 그렇다.

p. 457
일기 쓰는 사람은 괴물이다. 글을 쓰는 손과 읽는 눈이 다른 몸에서 나온다니.

p. 471
아픔ill
언제까지till
여전히still

p. 474
지금부터는 그 무엇도 기억이 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는 데서 오는 무시무시한 자유


금융 시장에서 억만장자가 된 한 남자와 그의 아내에 관한 소설,
그 소설 속 주인공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 ‘앤드루 베벨’의 미완성 자서전,
그 자서전을 대필한 작가 ‘아이다 파르단자’의 회고록,
그리고 그 대필 작가가 뒤늦게 발견한, ‘앤드루 베벨’의 아내 ‘밀드레드 베벨’의 일기까지.

이야기는 꼬리의 꼬리를 물고…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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