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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 《DOOM Eternal》

최근에 엑스박스 게임패스 3개월에 1000원 할인 행사가 있길래 바로 가입을 해보았고, 그곳에 올라와있는 수많은 게임 중에 뭘 좀 해볼까 둘러보다가 눈에 띈 게 바로 《둠 이터널》이었다.

둠이라면… 사실 내가 기억하는 둠은 이런 모습이다.

DOOM

뭔가 좀 조악하긴 하지만, 당시 3D로 FPS 플레이를 한다는 게 신선하기도 했고. HP 줄어들면 얼굴에서 피 흘리는 표현을 한 것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아무튼 그 어릴 적에 잠깐 해봤던 그 게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거보면 신기하지.

당시 둠이 얼마나 유명했었냐면, 빌 게이츠가 윈도우95에서 둠이 잘 돌아간다며 홍보하는 영상까지 찍었을 정도.

어쨌든 아직까지 둠 시리즈가 이어진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가장 최신작인 둠 이터널의 게임 플레이 영상을 찾아보니 화려한 액션 영상에 끌려서 도저히 안 해볼 수가 없더라. 나는 워낙 피지컬이 떨어지다 보니 1인칭 슈팅 게임은 안 하는 편인데, 이번 둠 이터널은 그런 점에서 나 나름의 도전이기도 했다. (물론 온라인 멀티는 안 하고, 싱글 캠페인만 했지만).

게임 배경 및 플레이 방식

솔직히 캠페인 엔딩까지 보긴 했지만, 이 게임의 스토리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 그냥 “슬레이어”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여러 무기를 가지고 전장에 있는 악마들을 쏴 죽이거나 전기톱으로 갈아버리면 되는 게임이다. 스토리에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아도 게임은 아주 재밌게 흘러간다.

몇가지 팁을 남겨보자면

  • 가장 중요한 건 계속 움직이는 거다. 악마들이 엄청 많고 온갖 방향에서 총알이 날아오기 때문에 끊임 없이 움직여야 한다.
  • 탄약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난사하지 말고 적당히 아껴서 사용해야 한다. 만약 탄약이 다 떨어지면 전기톱으로 적을 썰면 된다. 전기톱에 살해당한 악마는 꽤나 많은 탄약을 떨구기 때문에 그걸 주워서 탄약을 보충할 수 있다.
  • 방어구 보충을 위해 종종 적이 모여있는 곳에 화염방사기를 써줄 필요가 있다. 그러면 적들이 불에 타면서 방어구를 떨군다. 은근히 중요하다.
  • 맵 곳곳에 숨은 아이템들이 있는데, 잘 먹고 다니면 무기나 방어구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
  • 길 찾기가 가끔 어려울 수도 있다. 초록불이 밝혀진 곳이 힌트이니 초록 불을 따라 가보자. (정 모르겠으면 그냥 공략 영상 같은 거 보고 길 찾아도 된다. 어차피 딱히 스포일러가 될 만한 요소는 전혀 없으니까.)

그리고 캠페인 난이도는 아래와 같이 총 4개 단계가 있는데,

  1. 아직 죽고 싶지 않아
  2. 다 덤벼 (기본값)
  3. 엄청난 폭력
  4. 악몽

기본 난이도도 어렵다는 사람들이 꽤 있는 것 같더라. 나는 기본값으로 플레이했다. 게임 도중에 일종의 튜토리얼이나 팁도 나오기 때문에 알려주는 대로 하면 별 문제는 없다. FPS 정말 못하는 나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다. 물론 수없이 죽고 다시 시도한 적도 많다. 그래도 좀 싸우다 보면 요령이 생겨서 깰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라 생각한다. (전투 공략 같은 건 애초에 본 적도 없다.)

그리고 패드 플레이가 어려우니 키보드, 마우스로 플레이하라는 사람들도 있던데,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패드로도 충분히 재밌게 플레이했다.

사실 이런 팁 없이도 그냥 즐겁게 할 수 있다. 일단 전장에 나가면 피가 끓을 거다. 그만큼 신나는 액션 게임이다. 흘러나오는 헤비메탈 BGM을 들으며 악마들을 썰고 다니자.

둠 이터널 리뷰

이제 이 얘기를 해야겠지.

“게임의 스토리는 포르노에서의 스토리와 같다. 있으면 좋겠지만 중요하진 않다.”
(Story in a game is like a story in a porn movie. It’s expected to be there, but it’s not that important.)

이 말은 전설적인 게임 개발자 존 카맥(John D. Carmack II)이 1992년 둠을 개발할 당시에 했던 말이다.

참고로 존 카맥은 《둠》, 《퀘이크》 등을 시리즈를 개발한 핵심 개발자이자, 지금의 1인칭 슈팅 게임 장르를 확립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로, 현재는 오큘러스 VR의 CTO를 맡고 있기도 하다.

최근에는 메타버스에 대한 메타(구 페이스북)의 마케팅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전설의 게임 개발자 ‘메타버스 올인’ 선언한 저커버그에 경고 날리다)

존 카맥에 대해 더 궁금하면 위키피디아나 나무위키를 문서를 살펴보자.

아무튼 (내가 게임에서 스토리를 꽤나 중요시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별 스토리 없이 화려한 액션만으로도 아드레날린을 치솟게 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 게임은 정말 오랜만이다.

게임을 오래 하다보면 일종의 게임 불감증 같은 게 오기도 한다던데. 특히 많은 양의 텍스트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한 번쯤 권하고 싶은 게임이었다.

This post is licensed under CC BY 4.0 by the author.